일엽편주 탁주 국화 12%
Our Local Takju Chrysanthemum
32,000원
720ml / 24.34oz
Taste
쌀이 가진 부드러운 단맛 위로 차분한 산미와 고운 쌉싸름함이 겹겹이 이어지며 끝맛에는 고요한 여운이 남습니다. 청주보다 분명한 국화향과 깊이를 지닌 국화주입니다.

Ingredient
물(Water), 쌀(Rice), 국화(Chrysanthemum), 전통누룩(Traditional yeast)

Caution
4도이하 냉장보관, 소비기한(2개월)

BE A POET

농암종택 양조장에서 전통 누룩을 이용해 17대 종부의 손으로 직접 쌀술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일엽편주는 농암 이현보의 어부가에서 따온 이름이며, 퇴계가 존경과 애정을 담아 농암에게 써준 어부가의 일엽편주 글자를 집자해 병목에 둘렀습니다. 라벨 역시 과거의 방식대로 활판인쇄로 목판의 느낌 그대로 재현해냈습니다.

꽃 피는 봄과 달 밝은 가을 분강에서의 뱃놀이.
그 아름다운 장면 속에서 일엽편주의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퇴계 이황이 농암 종택 애일당에 올라 지은 한 수의 시가 어느 가을의 한 장면을 전합니다.

높은 대에 올라 새로 울리는 곡조로 깊은 가을을 감상하고,
손으로 국화를 꺾어 들며 갈매기와 마주합니다.
우러러본 그 덕은 지금도 맑은 밤의 꿈이 되어,
밝은 달이 다시 물 위 중추에 떠오릅니다.

국화가 만발한 가을이 지나면, 길은 눈으로 끊어지고 사람의 마음 또한 계절처럼 더디게 닿습니다. 국화로 빚은 가을의 꽃술 한 잔에는 지나간 꿈 같은 날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움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설렘이 함께 담겼을지도 모릅니다.

농암과 퇴계는 벗을 넘어, 삶과 학문을 함께 견인해 온 각별한 사이였습니다. 농암과 퇴계가 겨울 동안 주고받은 편지 가운데, 농암의 편지 속 글 한 부분을 옮겨봅니다. 겨울 동안에도 이어진 편지 속에는 벼슬의 무게와 시대의 책임, 그리고 서로를 향한 깊은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들으니 중승으로 옮겨 제수 받았다 하니,
그 자리는 매우 엄중하여 간쟁의 책무가 절실하니
더욱 정신이 피곤할 줄 아오.

그러나 시대의 여망에 관계된 바이니 어찌하겠소.

그대가 떠난 뒤로 집과 마을이 오히려 편치 못하고,
아직 임강사에 머물며 청산을 대하고 퇴계를 바라보느라
눈길마저 수고스럽기만 하오.

세 번이나 편지를 받고서 이제야 겨우 한 번 답을 보내니,
게으름 때문이기도 하나 인편이 없었던 탓이오.

눈 내리던 날 임강사 반도단 아래에서 수창한 시들과
예전에 주고받은 절구들을 함께 적어 아들 중량에게 보내
월안사에 걸어두었소.
가을에 어사가 현장 답사를 올 터이니
그때를 기다리려 하오.

함께 다섯 곳 험준한 자리를 다시 찾아보고 싶으나
이제는 그 기대를 접어야 할 듯하여 몹시도 한스럽소.

그대가 언제 남쪽으로 돌아올지 기약하기 어렵고,
나는 늙어 숨소리마저 날로 가늘어지니
그리움만 더해 가는구려.

다만 더욱 절개를 가다듬어
백성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랄 뿐이오.”

《농암집》 제1권, 「동짓달에 퇴계가 방문하였기에 사례하다」

국화는 서리가 내릴수록 더욱 맑은 향을 품는 꽃입니다. 절개와 품위, 그리고 자신을 다스리는 마음의 상징. 국화는 늘 겨울로 가는 꽃이었습니다. 고운 향을 머금은 국화주는 첫눈 내린 종택의 순간을 담은 이갑철 작가의 사진과 함께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립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출렁이는 밤 혼자도 좋지만 꼭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만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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